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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조경-그린 테라피

소나무 전정의 정수: 적심과 유인으로 빚어낸 예술

by 메모~해주~ 2025. 4. 9.

 

정교하게 다듬어진 분재 소나무가 화분에 심겨져 있으며, 굵고 구불구불한 줄기와 조밀하게 배치된 수평 가지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가지 끝에는 짙은 녹색의 솔잎이 균형 있게 퍼져 있으며, 전체 수형은 부채형 또는 구름 모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분재는 낮은 돌 화분에 담겨 있으며, 배경은 은은한 회색 톤으로 되어 있어 소나무의 섬세한 형태가 더욱 돋보인다.
소나무 분재의 전정

전정 대상지 결정: 공간의 기능성과 가지 구조에 따른 분석

조경수 전정의 시작은 공간의 기능적 목적과 경관 디자인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주거지, 공공공간, 학교숲, 공원 등 각기 다른 공간은 조경수가 수행해야 할 역할이 다르며, 이에 따라 전정의 방식도 달라진다. 전정 대상지를 정할 때는 수목이 위치한 장소의 일조, 통풍, 이용자의 시선, 동선 등을 고려함과 동시에, 수목의 수세와 정리 대상 가지의 구조적 특성을 세밀히 관찰해야 한다. 이때 다양한 형태의 가지들이 전정 대상에 포함되며, 각각에 따른 적절한 전정 기법이 병행되어야 한다.

무성한 가지 전정은 수관 내부가 너무 빽빽하게 되어 통풍과 채광이 차단된 경우에 시행한다. 이때는 가지를 일부 솎아내되, 내부 중심부를 우선적으로 비워주고 바람이 통과할 수 있는 구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길게 자란 가지 전정은 수형 균형을 해치거나 가지 끝이 늘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 필요하며, 35년생 이상 장축지의 끝을 마디 위헤서 12눈  남기고 절단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수평으로 자란 가지 전정은 공간을 가로막는 경우가 많아 보행 동선이나 시야 확보가 필요한 곳에서 주로 이뤄진다. 수형의 외곽 선을 다듬되, 측지와 부수지 분화가 용이하도록 45도 각도에서 가지치기를 해준다. 웃자란 가지 전정은 수직 방향으로 과도하게 성장한 가지를 자르는 작업이며, 중심지의 생장점을 중심으로 T/R율(지상부와 지하부 비율)을 고려해 생장 에너지가 균형 잡히도록 절단한다.

얽힌 가지 전정은 서로 교차되며 마찰되는 가지 중 상대적으로 약한 가지를 먼저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교차부에서 마디 아래 1~2cm 부위에서 절단하되, 상처 부위가 다른 가지에 닿지 않도록 위치를 조정한다. 처진 가지 전정은 지면으로 늘어진 가지가 사람이나 구조물에 영향을 줄 때 필요하며, 전체적인 수형 흐름을 고려해 위쪽 방향의 가지를 남기고 아래 방향은 제거한다.

복잡한 가지 전정은 불규칙한 방향으로 다발성으로 갈라져 자란 가지들이 대상이며, 중심 수간에서 3개 이상 갈라진 지점에서는 가장 굵고 직립성 있는 가지 1~2개만 남기고 나머지를 정리한다. 마주나는 가지 전정은 같은 위치에서 가지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자라 서로 간섭하는 형태로, 수세가 약하거나 부정형인 쪽을 제거하고, 건강하고 형태가 정형화된 쪽은 보존한다.

어긋난 가지 전정은 원래의 수형 흐름에서 벗어난 방향으로 자란 가지로, 주변 가지와의 조화를 고려해 외부 실루엣을 다듬듯 절단하며, 잔가지 중심으로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돌려나는 가지 전정은 가지가 한쪽 방향으로 휘어지며 자란 경우로, 휘어진 방향의 끝단을 제거하고, 수직 방향으로 자란 눈에서 새 순이 자라도록 유도하는 절단법을 적용한다.

뿌리에서 돌출하는 가지 전정은 수고가 낮고 수세가 약한 수목에서 자주 발생하며, 주간부 아래쪽에서 돌출된 가지는 지면부에서 2~3cm 위쪽에서 절단한다. 이때 뿌리 부위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가위나 톱날 각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리지 나무 전정은 두 나무가 가지 일부를 공유하는 희귀한 형태로, 병해나 구조적 위험이 없다면 그대로 보존하되, 건강한 수세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병합 지점을 중심으로 가지를 분리하고 절단 부위에 수피 보호제를 도포한다.

마지막으로, 이외의 기타 불필요한 가지 전정에는 병해충에 감염된 가지, 고사된 가지, 뚜렷한 기능 없이 비정상적으로 분화된 가지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가지는 가급적 수간에서 가까운 지점에서 절단하고, 절단 후에는 상처 부위에 보호제를 발라 외부 균 침입을 차단해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가지 형태에 따라 전정 방법은 달라지며, 무분별한 절단은 오히려 수목의 생육을 해치고 형태를 망가뜨릴 수 있다. 따라서 전정 대상지를 선정할 때는 공간의 요구뿐 아니라, 수목의 생리적 특성과 가지 구조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지·전정의 방법: 마디 위 자르기부터 수관 다듬기까지의 실전 기법

조경수의 전정은 단순히 가지를 자르는 것이 아니라, 수형의 흐름을 조절하고 수세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생육 조정의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목의 종류, 생장 특성, 관리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활용된다. 대표적인 다섯 가지 전정 방식은 마디 위 자르기, 굵은 가지 자르기, 가지 길이 줄이기, 가지 자르기 및 솎아주기, 수관 다듬기이며, 각 기법은 목적과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조합해 사용된다.

1. 마디 위 자르기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전정 기법이다. 가지를 자를 때는 반드시 잎눈(芽)이나 마디 위 0.5~1cm 정도 위쪽에서 사선으로 자른다. 이는 절단 부위가 마르거나 썩는 것을 방지하고, 새로운 가지가 건강하게 뻗어나가도록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때 잎눈의 방향은 새로운 가지가 자라날 방향을 결정하므로, 수형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를 고려해 절단 위치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직립으로 자라려는 눈보다는 수평 또는 비스듬한 눈을 중심으로 자르면 안정된 수형 유지에 도움이 된다.

2. 굵은 가지 자르기는 수목의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작업으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3cm 이상의 굵은 가지는 한 번에 절단할 경우 수피가 찢어질 수 있으므로, 3단 절단법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먼저 가지 밑에서 1차 절단, 그 다음 위쪽에서 2차 절단을 하여 가지를 제거한 후, 마지막으로 가지 근부를 정리해 마감한다. 절단 후에는 수세가 약해질 수 있으므로 수목의 회복력을 고려해 한 번에 너무 많은 가지를 제거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큰 절단면에는 반드시 도포제나 수피 보호제를 발라 상처의 치유를 돕는다.

3. 가지의 길이 줄이기는 지나치게 길게 자란 가지나, 수형 외곽에서 튀어나온 가지를 정리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는 공간 조절과 함께 미관 정리에 효과적이며, 가지의 길이를 절반 또는 1/3로 줄이되, 가능한 한 곁눈이나 측지의 위쪽에서 절단해 수형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유지하도록 한다. 이때 지나치게 짧게 자르면 새로운 가지가 급격히 자라거나 이상 수형을 만들 수 있어, 수목의 반응을 예측해 적절한 길이 조정이 중요하다.

4. 가지 자르기 및 솎아주기는 내부 공간을 정리하고 통풍, 채광을 확보하기 위해 시행된다. 가지 자르기는 생장 방향을 바꾸거나 분지점을 정리하는 데 중점을 두며, 솎아주기는 아예 가지를 기부에서 제거하여 수관 밀도를 낮추는 데 목적이 있다. 솎음 전정 시에는 반드시 교차 가지, 내향 가지, 약한 가지를 우선 대상으로 삼고, 중심 수간과 골격지를 강조할 수 있도록 가지의 배열을 조정해야 한다. 무분별한 솎아주기는 수세를 약화시키므로 전체 가지 수의 30% 이내에서 조정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5. 수관 다듬기는 전정 마무리 단계에서 전체적인 외형을 정리하는 작업으로, 주로 형태미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용도다. 정형수의 경우에는 구형, 원추형, 평지형 등의 형태를 기준으로 가지 끝단을 정리하며, 자연수형의 경우에는 수형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가지의 길이와 방향을 섬세하게 조절해야 한다. 수관 다듬기는 시각적으로 중요한 전정 방식으로, 수목의 개성을 살리되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결과물이 되어야 한다.

이처럼 조경수 전정은 가지를 단순히 자르는 작업이 아닌, 수목의 생리와 미관, 공간성과 안전성까지 고려한 정밀한 기술 행위이다. 각 전정 방법은 수목의 생장 단계, 수세, 위치, 관리 목표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무리한 절단이나 무분별한 제거는 오히려 수목의 활력을 해칠 수 있으므로 신중한 계획과 숙련된 실행이 필요하다.

 

가지 자르기 외의 전정: 생육조절을 위한 섬세한 손질

조경수 관리에서 흔히 떠올리는 ‘전정’은 가지를 자르는 작업이지만, 실제로는 잎, 눈, 순 등 보다 세밀한 생장 부위를 조절하는 방식이 함께 활용된다. 이러한 전정 기법들은 수형 유지를 넘어, 생리적 에너지 흐름을 조절하고 개화나 결실을 유도하며, 해충 발생을 억제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방식으로는 깎기 전정, 잎뽑기, 잎따기, 눈따기, 순따기, 순치기가 있으며, 각각은 목적과 시기에 따라 적절히 선택되어야 한다.

깎기 전정은 일반적인 가지치기와는 다르게 가지 전체를 절단하지 않고, 가지의 끝부분을 약간씩 깎아내어 수형을 부드럽게 정돈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정형수나 상록수류에서 외곽의 실루엣을 정돈할 때 효과적이며, 무리한 생장 억제보다는 균형 있는 외형 유지를 위한 조절적 전정이다. 특히 전정으로 인한 생장 반동을 최소화하고자 할 때 사용된다.

잎뽑기는 주로 낙엽활엽수에서 실시되며, 병든 잎이나 과도하게 밀집된 잎을 제거하여 통풍과 일조를 확보하고 병해충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다. 손으로 직접 잎자루를 잡아당겨 뽑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특히 고온다습한 여름철 병해 방지를 위해 중요한 작업이다.

잎따기는 잎 전체를 제거하는 잎뽑기와는 달리, 잎 일부를 잘라내어 광합성은 유지하면서 생장 에너지 배분을 조절하는 기법이다. 보통 잎의 끝부분이나 측면을 가위로 잘라내며, 가지로의 생육 집중을 막거나 수세를 완만하게 하기 위해 활용된다. 또한 과실수에서는 햇빛 투과를 개선하고 착색을 돕는 효과도 있다.

눈따기는 수목이 새순을 내기 전의 휴면기나 생장 초기에 원하지 않는 방향이나 위치에 있는 눈(芽)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이로써 불필요한 가지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고, 수형 설계에 맞는 생장을 유도할 수 있다. 손끝으로 문질러 없애거나, 날카로운 칼로 제거하며, 주로 가지 분지 부위에서 사용된다.

순따기는 봄철에 새로 자라나는 신초 중에서 성장 방향이 바르지 않거나 필요치 않은 순을 초기에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 작업은 수세 조절과 함께, 영양분이 필요한 가지로 집중되도록 하여 전체적인 생장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순이 아직 부드러운 상태일 때 손으로 집어 제거하거나 가위로 절단한다.

순치기는 순따기와 유사하지만, 아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순의 길이를 조절하여 생장을 억제하거나 방향을 전환시키기 위한 기법이다. 특히 수형을 정교하게 조절하고자 하는 전정수, 소나무류, 분재류에서 많이 사용되며, 절단은 잎 눈의 방향을 고려해 섬세하게 조절해야 한다. 이때 새로 자라는 가지의 생장점을 잘라내면 하부 눈에서 분지해 다발성 가지가 발생하게 되므로 수관 밀도를 의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가지 이외의 전정 방식은 세밀한 생리 조절과 수형 완성도 향상에 매우 효과적이며, 무리한 절단 없이 수목의 수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병해충 관리, 개화 유도, 생육 억제 등 목적에 따라 맞춤형으로 조합하면 조경수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소나무의 전정: 적심과 유인으로 완성되는 품격 수형

소나무는 한국 조경에서 대표적인 상징수로, 절제된 선과 고고한 수형이 중요한 관상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적인 형태는 자연적으로 형성되기보다 인위적인 전정을 통해 완성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적심 전정과 유인 작업은 소나무의 수형 형성과 생육 조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두 가지 방법을 적절히 병행함으로써, 소나무 고유의 수직성과 강한 생장을 부드럽게 다듬고 안정된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다.

적심 전정은 소나무의 새순이 발생한 직후, 그 성장점을 손으로 제거하거나 가위로 잘라내는 작업이다. 보통 5~6월경 새순이 충분히 자라나기 시작할 때가 적기이며, 지나치게 빠르면 재발아가 일어나고, 늦으면 조직이 굳어 작업이 어렵다. 적심은 세 가지 목적에서 이루어진다. 첫째, 수세 억제를 통해 불균형한 생장을 방지하고, 둘째, 가지 수를 늘려 다발성 수형을 유도하며, 셋째, 전체 수관을 조밀하게 만들어 수목의 품격을 높인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신초에서 가장 강하게 자라는 중심 순은 제거하고, 양옆의 측지를 남겨 확산형 수형을 유도한다. 또한 적심은 수년간 반복적으로 관리해야 이상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한편, 유인(誘引)은 소나무의 가지 방향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원하는 수형을 만드는 기법이다. 자연 상태에서 소나무는 수직으로 가지가 강하게 치솟으며 자라기 때문에, 그대로 두면 수형이 너무 경직되고 단조롭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철사, 끈, 나무막대 등을 활용하여 가지를 아래로 당기거나 옆으로 펼쳐주는 방식이 사용된다. 유인은 일반적으로 생육이 왕성한 봄철 또는 가을철에 이루어지며, 가지가 부드럽고 잘 휘어지는 시기가 적합하다. 가지에 무리한 힘을 가하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각도를 조정하고, 유인 후에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고정 장치를 제거하여 수형을 자연스럽게 고정시킨다. 특히, 유인은 적심 전정과 병행할 경우 수직 생장 억제 효과가 극대화되어 수관 안정성과 균형미가 크게 향상된다.

소나무 전정의 또 다른 특징은 자연미를 강조하되, 철저한 인위성이 숨어 있다는 점이다. 즉, 겉으로는 마치 자연 그대로 자란 듯한 형상을 유지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철저하게 계산된 가지 배열과 전정 기술이 숨겨져 있다. 이러한 섬세한 조율이 없으면 소나무는 금세 수형이 무너지고, 상하 수세가 균형을 잃기 쉽다.

결론적으로, 소나무 전정은 단순한 가지 자르기를 넘어, 시간을 들여 계획적으로 실행하는 고급 기술이다. 적심을 통한 수세 조절과 유인을 통한 수형 조정은 소나무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핵심이며, 이를 통해 고급 조경 공간에 어울리는 고품격 소나무를 완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