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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조경-그린 테라피

삽목의 모든 것 : 성공 노하우

by 메모~해주~ 2025. 4. 10.

삽목이란 무엇인가 – 식물 번식의 기본 기법

삽목(揷木)은 식물의 가지, 잎, 뿌리 등 일부를 잘라내어 새로운 개체로 키우는 무성 생식 방법 중 하나로, 조경, 원예,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씨앗을 이용한 종자 번식과 달리, 삽목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체를 만들 수 있어 우수 품종의 대량 증식에 매우 적합하다. 또한 삽목은 비교적 간단한 도구와 환경만으로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수국, 국화, 무화과, 로즈마리, 라벤더 등 다양한 식물이 삽목으로 번식이 가능하다.

 

가지삽목은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식물의 줄기나 가지 일부를 10~15cm 길이로 절단한 후, 하단 잎을 제거하고 토양에  삽입해 뿌리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라벤더, 로즈마리, 무화과나무, 수국 등 많은 관목류와 허브 식물이 이 방법으로 번식된다. 보통 아랫부분을 45도로 자르고, 발근 촉진제를 바르면 성공률이 높아진다.

잎꽂이는 식물의 잎 전체나 일부를 잘라 배양토 위에 눕히거나 세워 심어 뿌리를 내리는 방법이다. 산세베리아, 베고니아, 칼랑코에 같은 다육식물과 관엽식물에 주로 사용되며, 잎의 절단면이 마를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잎눈꽂이는 잎과 함께 잎의 기부에 위치한 눈(芽)을 포함시켜 자르는 방식으로, 눈에서 새싹이 자라기 때문에 번식 속도와 생장력이 높다. 고무나무, 디펜바키아, 필로덴드론 등 목질화된 줄기를 가진 식물에서 주로 사용된다.

뿌리삽은 지하에서 자란 뿌리를 일정 길이로 잘라 삽목하는 방법으로, 라즈베리, 양앵두, 뽕나무처럼 뿌리 발육이 강한 식물에서 많이 사용된다. 겨울철 휴면기에 뿌리를 채취해 배양토에 수직 또는 수평으로 심고 적절한 수분과 온도를 유지해 발근을 유도한다.

이처럼 삽목은 식물의 구조적 특성과 번식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각각의 방식은 준비 및 관리 방법에 따라 성공률이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단순히 자르고 심는 수준을 넘어, 식물 생리에 대한 이해와 섬세한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삽수 준비 – 채취 부위에 따른 분류와 특성 이해


삽목의 성공 여부는 ‘삽수(揷穗)’의 선택과 준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삽수란 식물에서 떼어낸 번식용 조직으로, 그 채취 부위에 따라 숙지삽, 반숙지삽, 초본경삽, 엽삽, 엽아삽, 뿌리삽 등으로 분류된다. 각각의 방식은 식물의 생장 단계, 조직의 경도, 수분 함량 등에 따라 특성과 적용 식물이 다르다. 삽목에 적합한 삽수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이들 삽수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숙지삽은 나무의 작년 가지처럼 완전히 목질화된 단단한 줄기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겨울철 휴면기에 채취하며, 수분 함량이 낮아 수분 증발에 의한 실패 위험은 적지만, 발근 속도는 느릴 수 있다. 포도나무, 무화과, 장미 등의 목본식물에서 활용되며, 발근 촉진제 사용과 보온 관리가 필요하다.

  반숙지삽은 금년생 가지가 부분적으로 목질화된 시점에서 채취한 것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삽수이다. 수국, 동백, 철쭉 등 대부분의 관목류가 이에 해당하며, 적절한 수분과 영양분을 유지하고 있어 발근 성공률이 높다. 대개 여름철 장마 직후가 적기이다.

  초본경삽은 완전히 연한 초본식물의 줄기를 사용하는 삽수로, 허브류, 제라늄, 칼랑코에 같은 식물에 사용된다. 수분이 많아 쉽게 마르거나 썩을 위험이 있으므로 통풍과 살균에 유의해야 하며, 반그늘 환경에서 삽목이 이뤄져야 한다.

엽삽은 잎 전체나 일부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잎 자체에서 뿌리가 나는 식물에서 가능하다. 산세베리아, 베고니아, 다육식물 등이 대표적이며, 잎을 자른 후 절단면을 마르게 한 다음 촉촉한 배양토에 밀착시켜 발근을 유도한다.

  엽아삽은 잎과 함께 그 기부에 있는 눈(芽)을 포함하여 절단한 방식이다. 고무나무, 아글라오네마 등 관엽식물에서 활용되며, 잎보다 눈이 주 성장 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성공률과 생장 속도가 높다.

  뿌리삽은 식물의 뿌리를 절단하여 새로운 개체로 만드는 방법으로, 겨울철에 굵은 뿌리를 일정 길이로 잘라 배양토에 심는다. 라즈베리, 작살나무, 뽕나무 등 지하경이 발달한 식물에서 주로 사용되며, 수분 유지와 온도 관리가 관건이다.

삽수를 채취할 때는 식물이 건강한 상태인지, 병해충에 노출되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고, 예리한 도구로 절단해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채취 후에는 가능한 한 빠르게 삽목을 진행해야 하며, 보관 시에는 젖은 천이나 신문지로 감싸 시원한 곳에 두어 수분 증발을 방지한다. 이처럼 삽수의 종류와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은 삽목 성공의 핵심 열쇠라 할 수 있다.

포트 화분에 수국을 2-3개 삽목하였고 수국의 잎은 반으로 잘라 삽목 된 포트가 4개 정도 모아 놓았다.
수국 산목

 

삽목의 성공을 좌우하는 환경 조건과 관리 요령

삽목은 단순히 식물의 일부를 심는 행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환경 조절과 세심한 관리가 성공률을 결정짓는다. 특히 삽목 직후는 식물체가 뿌리가 없는 상태로 생존해야 하므로, **적정한 온도, 수분, 산소, 습도, 광선, pH(산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함께 삽목의 밀도와 깊이, 그리고 사용하는 도구의 위생 상태 또한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온도는 삽목 시 가장 핵심적인 조건 중 하나로, 대부분의 식물은 20~25℃ 사이에서 발근이 잘 일어난다. 숙지삽은 다소 낮은 온도에서도 견딜 수 있지만, 초본경삽이나 반숙지삽은 안정된 온도 유지가 필수다. 온실이나 비닐 터널을 활용해 외부 기온의 급격한 변화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좋다.

  수분과 산소의 균형도 중요하다. 토양이 지나치게 젖어 있으면 뿌리 부패가 발생하고, 반대로 너무 건조하면 발근 자체가 어렵다. 물빠짐이 좋은 배양토를 사용하고, 미세한 공기층을 형성해주는 펄라이트, 버미큘라이트를 혼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습도는 70~90%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히 잎을 통한 수분 증발이 큰 초본성 삽목에서는 잎마름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고습 환경이 필요하다. 분무기나 자동 미스트 시스템을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광선은 너무 강하면 수분 증발이 심해지고 잎이 타는 현상이 발생하므로, 직사광선이 아닌 산광 상태의 빛 아래에서 삽목해야 한다. 오전 햇빛만 드는 반그늘이 이상적이며, 온실 내부에서는 차광망을 활용할 수 있다.

  토양의 산도(pH)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대부분의 삽목용 배양토는 약산성(pH 5.5~6.5)이 적합하다. 알칼리성 토양은 발근에 불리하며, 필요한 경우 산도 조절제를 활용해 토양 상태를 맞춰주는 것이 좋다.

삽목 시 심는 깊이와 밀도도 세심하게 조절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삽수 길이의 1/3~1/2 정도를 토양에 묻는 것이 이상적이며, 너무 깊게 심으면 부패 위험이 있고, 너무 얕으면 고정이 어려워 발근에 실패할 수 있다. 또한 삽수 간 간격은 5~10cm 정도를 유지하여 통풍과 채광이 원활하도록 해야 병해를 예방할 수 있다. 대량 삽목 시에는 밀식보다는 여유 있는 배열이 관리에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사용하는 삽목 도구의 위생 관리도 철저해야 한다. 가지를 자를 때 사용하는 가위, 칼 등은 알코올 소독을 통해 병원균을 제거한 뒤 사용해야 하며, 삽목판, 포트, 삽 등의 도구 역시 청결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더불어 삽수 절단면에 발근 촉진제(옥신 계열)를 바르면 발근 속도와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환경 조건을 적절히 조절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삽목의 성공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과정이다.

 

삽목 후 관리와 정착 – 건강한 성장 유도

삽목한 식물이 발근에 성공한 후에도 올바른 관리가 지속되어야 건강한 개체로 성장할 수 있다. 뿌리가 충분히 내렸다고 판단되면, 작은 포트에서 점차 큰 화분이나 노지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때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로 인해 식물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으므로, 본식 전에는 며칠간 적응 기간을 두는 것이 좋다. 햇빛, 물, 온도 등을 점진적으로 조절하며 환경 적응을 돕는다. 본식 장소는 식물의 종류에 따라 햇빛이 잘 드는 곳인지, 반음지가 적합한지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이식 후 초기에는 물 관리를 철저히 하여 뿌리가 마르지 않도록 한다. 동시에 과도한 비료는 피하고, 2~3주가 지난 후부터 저농도의 액체 비료를 천천히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 이 시기에는 식물의 성장 상태를 자주 확인하고, 병해충이나 환경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수국처럼 수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식물은 토양 상태와 물 빠짐을 꾸준히 점검해야 한다. 이처럼 삽목은 단순한 번식 과정이 아니라, 이후의 세심한 관리를 통해 비로소 하나의 완전한 식물로 성장하는 여정이라 할 수 있다.